시편113편 | 김정남 | 2024-07-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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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의 “여호와의 종들”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름”은 그 사람의 존재를 담고 있는 그릇으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하는 것”은 여호와를 찬양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찬양받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 찬양하되 본문은 “이제부터 영원까지” 찬양해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에게 적용하면, ‘이 땅에서 숨을 쉬는 동안’, ‘생명이 있는 동안’입니다. 즉 ‘평생 동안’입니다. ‘평생’이란 단어의 의미 속에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과 같은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늘이 높고 맑아 풍성한 결실을 이루는 가을과 같은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때에는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입에서 찬양이 저절로 흥얼거려질 것이고, 감사의 고백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폭우가 삶에 쏟아져 상황과 형편이 몹시도 어려우며, 작열하는 태양에 삶이 지치는 한 여름과 같은 때’도 있을 것이고,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한겨울과 같은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찬양보다, “하나님, 왜입니까?”라고 원망과 불평이 먼저 나올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찬양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사도 바울은 이것을 가리켜 ‘항상’, ‘범사에’, ‘쉬지 말고’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살전5:16-18). 왜냐하면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 돋는 데에서부터 해 지는 데에까지” 하나님은 찬양받으셔야 마땅합니다. 현재 국제적인 승인을 받는 나라만 해도 195개국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승인받지 못한 나라와 자치국 등을 모두 합하면 230개가 넘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해가 돋지 않는 나라가 없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없습니다. 해가 뜸과 짐 사이에 모든 나라가 다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모든 나라를 섭리하시며, 다스리시는 분이기에 그 모든 나라들로부터 찬양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이 찬양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시인은 그분의 “높으심”과 그분의 “낮추심”을 말합니다. 그분은 “모든 나라보다” 높으시며, 그분의 영광은 “하늘보다” 높으십니다(4절). 이 땅에 하나님보다 높은 존재는 없으며, 온 우주에도 그분보다 높은 존재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높으신 분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으시고, 스스로를 낮추셨습니다. 게다가 하늘과 땅을 두루 살피시어 가난한 사람과 궁핍한 사람을 찾아내어 귀한 이들과 같은 자리에 앉게 하십니다. 그 한 예로, 사라와 리브가와 라헬과 한나에게 그렇게 하신 것처럼, 그분은 아이를 낳지 못하여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버림받은 여인들을 회복시키십니다(9절). 당시에 여인이 임신하지 못하는 것은 저주받은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였습니다. 그런 여인들을 어머니가 되게 하셔서 상한 마음을 고치시고 즐거움을 회복시키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사람들조차 눈길을 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장 높으신 하나님이 눈길을 주신 것입니다. 이방의 모든 신은 자신이 서 있는 높은 자리에서 지시하고 호령하고 강요합니다. 더 높아지기를 도모합니다. 반면, 우리의 하나님은 높은 곳에 머물러 있기를 마다하고 가장 낮은 곳, 어둡고 외로운 곳, 상처와 절망으로 무너진 곳을 살피시고 그곳에 버려진 사람들을 높이십니다. 그래서 시인은 “여호와, 우리 하나님과 같은 이가 누구리요?”(5절)라고 되물으며, 그러한 분이 ‘하나님 외에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고 그 모든 영역을 넘어선 곳에서 찬양받으셔야 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이 마음을 삶으로 구현해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초대 교인들은 예수님을 찬양하면서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빌 2:6-8)라고 고백했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 계셨으나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오신 분이 우리 주님이십니다. 그런 주님을 통해 사랑과 은혜를 경험했기에 우리 또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신 하나님이 낮고 낮은 우리 가운데 내려오신 그분을 높여드리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심어주신 삶의 자리에서 그 하나님을 우리의 입으로, 우리의 삶으로 찬양하는 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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