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103편 | 김정남 | 2024-06-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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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에 관한 책들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가 ‘용장, 지장, 덕장’에 관한 것이다. 이것을 군대에서 잘 사용하고 있는데, 위관급 장교(소위, 중위, 대위)들은 소대장이나 중대장의 계급으로 전쟁이나 전투의 최일선에서 싸우는 이들이다. 이들에게는 ‘용장’이 요구된다. 솔선수범하여 자신이 먼저 전투의 제일 전선에서 싸우며 병사들을 독려하는 리더십이다. 여기서 올라가면 영관장교(소령, 중령, 대령)들은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작전을 짜고 전략을 세우는 이들이다. 참모나 대대장, 연대장의 계급이다. 이들에게는 ‘지장’의 리더십이 요청된다. 마지막은 장군의 계급으로 적어도 20년 이상 군대에 있으면서 용장과 지장을 지나 이제는 ‘덕장’의 리더십으로 사단장이나 참모장, 그 이상의 직급을 갖게 된다.
이런 리더십은 목회 현장에서도 반영된다. 30-40대 목회자들은 영적 전투 현장에서 ‘용장’의 리더십을 사용한다. 양육과 훈련, 프로그램들을 돌리며 몸으로 직접 영적 전투를 전개한다. 50대가 되면 ‘지장’의 리더십으로 말씀으로 승부를 본다. 용장으로 훈련된 것을 말씀으로 쪼개며 영적 전투 현장에서 싸운다. 60대가 되면 ‘덕장’의 리더십으로 기도로 나아간다.
시편103편은 다윗의 시이고, 아마도 왕정 후기에 쓰여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이제 용장에서 지장을 거쳐 덕장의 자리까지 왔다. 덕장은 함부로 남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을 보는 눈을 가진다. 그래서 1절 상반절과 22절 하반절에서 제일 먼저 언급하는 것이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 향하여 말하기 전에 자신의 영적 상태를 살피는 덕장으로서의 모습이다.
또 이 시편은 아주 구성력과 조직력이 뛰어난 시이다. 1-3절 사이에 ‘송축하라’는 말이 4번 등장하고, 19-22절 사이에도 ‘송축하라’는 말은 4번 반복된다. 댓구를 이루고 있다. 댓구는 또 있다. 1연에서 ‘모든’이라는 단어를 4번 반복하는데(1, 2, 3절 2번), 3연에서도 4번 반복한다(19, 21, 22절 2번). 또한 이 시편은 총 22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히브리어 자음이 22개이고, 1절은 알렙부터, 2절은 벧트로, 3절은 김멜로 시작하고, 20절은 신으로, 21절은 쉰으로, 22절은 타브로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삼행시와 같은 구조를 보인다. 그러니 앞뒤 댓구와 단어 댓구와 22절을 모두 시작하는 단어에 병열을 시킨 멋진 작품 중에 하나가 103편이다.
103편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찬송시’이다. 무엇을 찬송하는가? 하나님이 행하신 모든 은혜와 은택을 노래한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은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모든 병을 고쳐주시고(3절),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워주셨다(4절). 좋은 것으로 소원을 만족시켜 주시며, 영혼을 새롭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송축한다(5절).
여기서 가장 다윗이 중요하게 여기는 하나님의 은택은 ‘용서’이다. 죄를 행한 죄값대로 갚지 않으시고, 처벌하지도 않으시고(10절), 하나님의 용서와 긍휼과 인자를 베푸셨다(8-10절). 그러나 어느 누구에게나 하신 것은 아니다.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11, 13, 17절)에게만 허락하신다. 그 사람은 바로 ‘그의 언약을 지키고 그의 법도를 기억하여 행하는 자’(18절)로 설명하신다.
우리들이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은 내가 받은 은총 중에 가장 큰 것은 죄사함이며, 이것은 하나님의 용서와 긍휼과 인자하심에 의한 것임을 잊지 않고 경외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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